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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모가 알아야 할 아기TV 영향 (언어, 발달, 놀이)

by 맘편한지기 2025. 4. 3.

조부모에게 손주는 무엇보다 소중한 존재입니다. 예전보다 더 자주 아이를 돌보게 되는 요즘, 조부모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며 육아 방식도 달라졌고, 특히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아이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0세 아기에게 TV 시청이 과연 어떤 영향을 줄까요? 단순히 조용히 있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TV를 사용하는 것이 정말 괜찮은 선택일까요? 이 글에서는 조부모 세대가 꼭 알아야 할 아기 TV 시청의 구체적인 영향과 그에 따른 건강한 육아 방식을 함께 알아봅니다.

아기TV시청이미지

언어: 언어 발달과 TV 시청의 관계

생후 0세부터 1세까지는 아기의 언어 습득 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기는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 말, 억양 등을 흡수하며 언어를 배웁니다. 하지만 언어 습득은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상호작용'입니다. 조부모가 아기에게 말을 걸고, 아기가 소리를 내면 이에 반응해주는 식의 상호작용이 반복되면서 아기의 언어 능력은 빠르게 성장합니다. TV 시청은 이러한 상호작용이 거의 없는 일방적인 자극입니다. TV 속 인물은 아기의 반응에 따라 대화를 조절하지 않으며, 상황에 맞는 피드백도 주지 않습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0세 아기에게 TV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면 언어 발달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만 2세 이하의 아동에게 TV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영상 미디어를 되도록 보여주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부모는 “옛날에는 라디오 들려주고 TV도 보여줬는데 별일 없었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미디어 환경이 훨씬 자극적이고 콘텐츠의 변화 속도가 빠르며, 아기의 발달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주 TV에 노출된 아기들은 단어 습득 속도가 느리고, 말하기를 시작하는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조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언어 자극은 아기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단순한 “이게 뭐야?”, “멍멍이가 짖네”와 같은 말들도 아기에게는 큰 언어 자극이 됩니다.

발달: 시청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아기의 뇌는 생후 1년 동안 놀라울 만큼 빠르게 성장합니다. 이 시기의 뇌 발달은 평생의 인지 능력, 정서 안정성, 사회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아기의 뇌는 다양한 감각 자극을 통해 시냅스를 연결하고, 필요하지 않은 연결은 제거하면서 최적화됩니다. 즉, 오감을 골고루 사용한 자극이 뇌 발달의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TV는 시각과 청각에만 한정된 자극을 줄 뿐, 아기가 실제로 ‘반응’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의 영상 콘텐츠는 화면 전환이 빠르고 색감이 강하며 소리도 반복적이기 때문에, 아기의 신경계를 과도하게 흥분시키고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면 문제, 감정 조절의 어려움, 과민 반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너무 자주 TV에 노출된 아기일수록 놀이 시간에 자율적 행동이 줄어들고, 집중력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학습 능력과도 직결됩니다. 부모나 조부모가 "아기 혼자 조용히 있으니 좋다"고 느끼는 그 시간, 아기의 뇌는 외부 자극 없이 수동적인 상태에 머무르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같은 시간에 촉감 놀이를 하거나, 다양한 소리와 색을 가진 장난감을 가지고 놀게 하면 뇌의 여러 부분이 활성화됩니다. 손과 눈을 함께 쓰는 놀이, 소리를 따라 해보는 활동 등은 신경 회로 형성에 큰 도움을 줍니다. 조부모가 함께 책을 읽어주거나 손유희를 해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발달 자극이 됩니다.

놀이: 놀이 시간과 상호작용의 중요성

0세 아기에게 '놀이'란 단순한 시간 보내기를 넘어서, 세상과 처음으로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아기에게 있어 놀이 시간은 부모나 조부모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쌓는 핵심적인 수단입니다. 이 시기의 놀이가 정서 안정은 물론, 사회성 발달과 인지 능력의 초석이 됩니다. 그러나 TV 시청은 이러한 놀이 시간을 빼앗아 갈 수 있습니다. 아기는 화면을 바라보는 동안 상호작용이 차단되고,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경험이 줄어듭니다. 특히 혼자서 TV를 보는 경우, 아기는 주변 세계에 대해 질문하거나 반응할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실제로, 놀이보다 TV 시청 시간이 긴 아기일수록 외향성보다 내향적인 성향을 띠며, 사회성이 낮은 경향이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놀이 시간은 반드시 비싼 장난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일상 속 물건과 상황이 모두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수건을 아기 몸에 문지르며 “보들보들~”, “차가워~” 같은 말과 함께 감각을 전달해주는 것도 훌륭한 놀이입니다. 거울 앞에 서서 표정을 따라하거나, 조부모가 손을 흔들며 노래를 불러주는 것도 아기에게는 큰 즐거움과 자극이 됩니다. 조부모는 아기에게 사랑을 주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때로는 TV나 유튜브를 ‘교육적’으로 활용해보려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말 한마디, 미소 한 번이 아기의 정서와 두뇌에 깊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0세 아기의 TV 시청은 단순한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 언어 발달 지연, 뇌 자극 부족, 놀이 시간 감소 등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조부모는 오랜 경험과 사랑을 바탕으로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TV를 끄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노는 것만으로도 손주의 성장에 큰 힘이 됩니다. 오늘 하루, TV 대신 아기와 함께하는 놀이 시간을 선택해보세요.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표현입니다.